전염병1 알베르 카뮈 / 한수민 옮김 [[[ 1부 ]]] 이곳에서 병이 든 사람은 매우 외롭다. 같은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전화기로, 혹은 카페에 앉아서 선화 증권과 어음 할인 에 대한 거래로 떠들고 있는 바로 그 시간에, 태양의 열기로 바싹 타들어가는 수백 개의 벽들 뒤에서 마치 올가미에 걸린 쥐처럼 죽어가는 사람을 한번 상상해보라. 비록 현대적인 곳일지라도 이토록 메마른 곳에 죽음이 그렇게 들이닥칠 때, 그것 때문에 겪는 불편함이 어떠할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마치 우리의 집이 자리 잡고 잇는 그 땅 자체가 그 내부에 쌓여 있던 고름을 제거하고, 지금까지 안에서 곪고있던 고름 덩어리와 혈농을 표면으로 내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건강한 사람의 짙은 피가 갑작스럽게 소용돌이치기 시작한 것처럼, 여태껏 그.. 2020. 3. 21. 이전 1 다음 반응형